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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라산 윗세오름 (feat. 눈꽃설경)

COMMENCE 2024. 12. 2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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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삿포로 여행에서 
설경이 너무 예뻤던 기억이 좋아 올해는 한국의 설경을 찾으러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예전에 가족여행에서 한라산 백록담 올라가는길에 마주쳤던 상고대가 기억나서 
이번에 한라산으로 가보기로 했다. 
 
윗세오름
처음들어 보는 코스 이지만 
초반 가파른 경사를 지나면 평지같은  길이 펼쳐진다고 하기에 ㅎㅎ 
'오백장군과 까마귀'를 검색하고 일찍 길을 나섰다 
그곳에 차를 대지 못하면, 아래 영실주차장에서 1시간 가량을 더 걸어서 등산을 해야한다고 해서...
 
 
그런데 ㅎㅎㅎ
역시 날씨요괴들이 가서 문제인지 ...
오백장군과 까마귀로 들어가는 차량이 통제되어 
우리는 영실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걸어 올라갔다. 
약2.5km를 걸어서....(계획하지 못했던 등산 추가로 왕복 1시간 30분 추가!)

드디어 도착했다.
'오백장군과 까마귀' 
안에는 간단한 식사류 및 물 등산장비 등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아이젠이나 급하게 등산장비를 구매하기에도 좋지만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ㅎㅎ 

휴게소 앞에는 광장 처럼 펼처진 공간이 있는데
이미 많은 눈에 덮혀 있어 
설국같은 느낌에 살짝 설렜다 ㅎㅎ

이날은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짙어 아래에 산이 보일랑 말랑이었는데
 순간에 보이는 한라산 절경이 너무 멋있기도 또 무섭기도 했다. 
계단길이라 비교적 쉬운거 같으면서도 
눈이 많아 경사길을 걷는것 같았다. 
 
병풍바위와 상고대가 어우러진 미친 설경이 있는곳이라 하였는데 
안개덕분에 빠르게 스쳐지나는 절경이 애타게 만들었다. 
쨍하게 맑은날이었다면 환상적인 뷰를 보여줬겠지
 

그래도 나무가지에 앉아 있는 눈꽃들은 자기들만의 잔치를 펼치는 느낌이었다. 

겨울산은 처음이고, 춥고 힘든 여정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길을 걷는내내 고요하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을 주었다. 
이래서 산을타고, 또 이래서 겨울 산을 오르는걸까..
경사진 계단을 한참오르다 보면 
그동안의 힘듬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평지 같은 산책길이 펼쳐진다.

주변이 온통 하얗게보이고
길옆의 가이드가 없다면 어디가 길인지도 모를뻔 했다.

길을 따라 천천히 여유있게 걸어가니 
오늘의 목적지 윗세오름  

해발 1700미터 
와 내가 이런곳도 올수 있구나 
다리를 다쳐서 걷는게 조금 더디고 힘들었는데도 여기까지 왔다. 
그것도 예상치 못한 산행을 추가하면서 
대피소에 들어가니 이미 몇몇의 사람들이 도착해서 
준비해온 음식을 먹고 몸을 녹이고 있었다. 
우리도 보온병에 물을 끓여 가져왔는데.......
컵라면에 부어보니 물이 뜨거!가 아니라 따끈~한 정도여서
컵라면을 불려 뜯어 먹었다 ㅎㅎ 
그런데 진짜 ㅎㅎㅎ 너무 맛있는게 아닌가 

배를 채우고서야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은 발열팩이있는 
음식을 다들 포장해오셨다. 
이래서 준비가 필요하다니까...ㅎㅎ
좋은 교훈 하나 얻고 
재정비하고 내려왔다. 
 
한참을 내려와서 오백장군과 까마귀에 다시 도착했을때 
나의 첫 겨울 산행을 축하라도 해주듯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눈이 많이와도 사진에서 이렇게 잘보이기 힘든데 
너무 예쁜 눈이 내려서 한참 카메라 셔텨를 눌렀던거 같다. 

앞으로 매년 겨울에는 
예쁜 설경이 있는 산을 찾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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